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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탈신화화, 리얼의 세계그러나 현실은 냉혹한 법.

이런 맞짱, 고수들끼리의 맞대결은 상상처럼 멋진 것이 아니다. 차라리 처절한 몸싸움이라고 하는 편이 낫다. 영화 ‘품행제로’에서 만화 같은 영웅담을 과시하던 중필과 상만의 맞짱뜨기가 실제로 초라한 동네 양아치 싸움처럼 끝나듯. 제1회 스피릿 엠씨대회는 한편으로 ‘투견들의 싸움판’으로도 비쳐졌다. 이런 리얼한 싸움, 환상적인 날아차기가 아닌 ‘무식하게 치고 차고 자빠뜨리는’ 싸움이 오히려 이종격투기의 매력이란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프라이드 등 일본 이종격투기 대회의 한 뿌리가 프로레슬링에 대한 반발에서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이것은 쇼가 아니라 진짜 격투다.’폭력조차 복제되었기 때문일까. 환상과 신비를 제거하고 적나라한 현실을보고 싶어하는 이들의 갈구. 달리 말하면, 이는 고도 합리화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이 영화 ‘매트릭스’처럼 가상의 복제된 삶에 갇혀 있다고느끼기 때문일지 모른다. 폭력성의 승화인가, 폭력의 일상성인가 이런 저런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종격투기에 ‘폭력성’이 자리잡고 있다는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결국엔 ‘링 위의 피’이며 녹다운되는 모습이다. 한 격투기 팬은 “스피릿 엠씨 대회 결승전이 끝난 링바닥이 피가 흥건하게 고여 마치 도살장 같았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 옹호론자들은 이에 대해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원초적 폭력성을 링 위에서 승화한 것”이라고 말한다. 음향회사에 다니는 한직장인은 “넥타이를 맨 나를 링 위의 선수와 동일시하면서, 잃어버린 야성을 찾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종 격투기 마니아에 의외로 고학력 지식인층이 많다는 것도 이런 ‘잃어버린 원시성’에 대한 갈구로 읽히게 한다.‘링 밖의 폭력은 천박하지만, 링 위의 승부는 아름답고 순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여전히 만만찮다. 사회적 폭력이 만연하고 우리의 내면 또한 폭력에 길들어진 상황에서, 이종격투기는 폭력적 사회를 폭력으로 해소하고, 이를 일상화하는 또 하나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폭력을 쾌락화함으로써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심리를파고든, 스포츠 마케팅이 만든 정교한 상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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