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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이소룡 못잊어"

32세에 요절한 중국인 배우가 사후 30년이 되도록 유럽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의 채널5 방송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파격적인 특집방송을 진행했다. 밤 9시에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데 이어 10시에 배우의 출연작을 보여줬고, 자정에는 생전의 마지막 인터뷰를 방송했다. 이 배우의 본명은 이진번(李振藩). 용의 해, 용의 시간대에 태어났다고 해서 이소룡(李小龍)이라는 애칭을 가졌다. 서양에서 브루스 리로 통하는 그는 70년대 예술성과 액션이 돋보이는 독창적인 무술 "절권도"로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정무문> <용쟁호투> <당산대형> <맹룡과강> 등 그의 출연작은 아시아와 미국은 물론 유럽의 청년들까지 매료시켰다. 이소룡의 본가는 홍콩에서 서북쪽으로 60㎞ 떨어진 중국 광둥성 순더에 있다. 194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기자의 아들로 태어난 이소룡은 무인답게 자신에 대해 엄격했다. 술·담배를 하지 않았고 야간촬영이 있는 날에도 신체단련을 거르지 않았다. 용처럼 꿈틀거리는 복근, 대꼬챙이를 연상시키는 강골은 고통스러운 극기수련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연예인으로서 누리는 유명세는 젊은 실전 무술가를 지치게 했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오르는 동맥류를 앓던 그는 73년 7월20일 홍콩에서 급사했다. 채널5가 특집방송을 내보낸 날이 30번째 기일이었다. 촬영을 마치지 못한 유작이 <사망유희>다. 이소룡이 타계한 지 20년 후 배우로 활동하던 아들 브랜든이 28세의 젊은 나이에 의문사했다. 아버지처럼 4살 때부터 무술을 수련했고 영어와 광둥어를 유창하게 구사한 브랜든은 21세에 은막에 데뷔, <용재강호> <쿵후> <레이저 미션> <리틀 도쿄> <래피드 화이어>에 출연했다. 그러나 개성있는 마스크와 강한 카리스마로 주가를 높이던 그는 93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크로우>를 촬영하던 도중 총기사고로 사망했다. 소도구로 쓰는 총에 누군가 진짜 총알을 넣어두었던 것이다. 브랜든은 시애틀에 있는 아버지의 묘 옆에 묻혔다. 2년이 지난 뒤 영국에서는 이소룡 부자를 숭배하는‘브루스 앤드 브랜든 리 협회’가 창설됐다. 70년대부터 미국에서 활동하던 브루스 리 협회 회원 중 영국에 유학온 학생들이 협회를 만들었다. 리즈에 본부를 둔 이 협회는 <무도 일러스트레이티드> <임팩트> 등 무술잡지와 절권도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연례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계간 소식지 <드래곤 트랙>을 발행하고 기념반지, 달력,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제작한다. 지난 20일에는 협회 본부에서 이소룡 30주기 기념식을 성대하게 거행했다. 창시자가 떠난 뒤 절권도 단체들은 세포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준판 절권도, 세계절권도연맹, 유럽 절권도, JKD 아카데미, 빅 절권도. 준판 절권도협회, 준판 격투기협회, 브루스 리 재단, IMB 아카데미, 국제 JKD 준판 아카데미, 절권도 언리미티드 등 숱한 단체들이 이소룡의 후광을 업고 독자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JKD는 절권도의 영어 약자이며 준판은 "진번"의 중국식 발음이다. 난립 중인 단체들은 서로 정통성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소룡 스스로 절권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내렸기 때문이다. "절권도는 한계에 대한 한계가 없다. 절권도는 철학이며 인생이고 예술이다. 일정한 형식과 규칙이 없어서 다른 무술과 대조해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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